저작권이란 무엇인가?
저작권! 참 많이 들어본 쉬운 말이다. 저작한 사람이 가지는 권리겠지. 저작은 도대체 무엇인가?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예술이나 학문에 관한 책이나 작품 따위를 지음’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예술이나 학문에 관한 책이나 작품이라고? 아 그럼 내가 쓴 일기는 저작권이 없나?
우리 아버지는 종종 내 이름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 하셨는데, 어림 없는 말씀이셨군!!
가만 보자. ‘예술이나 학문에 관한 책이나 작품’이 아니라면 저작권이 없다는 건가?
내가 좋아하는 웹툰은 뭐 그다지 예술도 아니고 학문도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저작권이 없을 리가 없잖아?
기업 로고 같은 건 전혀 예술이나 학문하고는 거리가 먼데, 함부로 베껴 쓰면 저작권 침해던데?
우리는 뭘 좀 배운 사람들이니까 저작권법을 찾아보자.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라고 되어 있군. 예술이나 학문에 관한 것이 아니어도 되네? 그렇다.
우리 저작권법은 1957년에 제정되었는데, 그때는 저작물의 정의가 ‘학문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일체의 물건’으로 되어 있었다.
물론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그보다 폭넓게 인정되고 있었지만 법조문이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었다.
결국 2007년에 저작권법을 개정하면서 지금과 같이 정의가 바뀐 것이다.
저작물은 ‘표현’을 보호하는 것인데, 인간이 어떠한 표현물을 만들어 낼 때는 사실상 사상 또는 감정이 전혀 개입되지 않기는 매우 어렵다.
작가 ‘이상’은 자동기술법으로 표현했다고 하는데도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가 말이다.
다만 저작물은 창작물이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창작성은 요구된다.
그래서 표절의 산물은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저작권에서 요구하는 창작성은 특허권과 같은 산업재산권에서 요구하는 신규성과는 좀 다른 측면이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가령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인데 우연히 두 사람이 똑 같은 것을 만들어냈다고 가정해보자. 특허권의 경우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만 권리가 인정된다.
나중에 출원한 사람이 먼저 출원한 사람의 특허를 전혀 몰랐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저작권은 두 사람 모두에게 인정된다.
그러니까 베낀 것만 아니라면 저작권은 인정된다는 뜻이다. 아 물론 베끼지 않았음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가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특허권과 같은 산업재산권은 ‘등록’되어야 비로소 권리가 인정된다. 그러나 저작권은 창작하는 순간 저작권이 발생하며 반드시 등록을 요하지 않는다.
물론 저작권도 등록할 수 있지만 그건 자신의 저작권을 증명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